
“그러면 그건 개죽음이 아닙니까.”
「소령, 말을 삼가게.」
여전히 화상 회의가 진행되고 있었지만 브릿지 안은 쥐죽은 듯 조용했다. 카사마츠는 눈에 힘을 잔뜩 준 채 고개를 숙이고 있어서, 방금 자신에게 말을 삼가라고 한 사람이 누구인지도 알 수 없었다. 의미 없는 공방전이 몇 번이고 거듭되었다. 타케이 시게히로는 납치당했을 뿐이다. 그가 이상한 말을 했던 것은 지나친 고문으로 인한 후유증이다. …타케이 주필의 몸에는 고문으로 인한 타박상 따위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카사마츠의 반론은 어김없이 묵살되었다.
스무 살조차 되지 않은 아이들의 죽음에 세계는 말이 없었다. 하늘은 여전히 거무칙칙했고 뉴스는 평소와 다를 바 없었다. 말하자면 지나치게 싸늘했다는 의미다. 카사마츠는 그것이 못내 분에 겨웠다. 아무리 그래도 이유 정도는 속 시원히 설명해주었어야 했다. 인질을 구출하기 위해 갔던 내 부대원들이 어째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인질과 함께 싸늘한 시체로 돌아왔느냐고. 상부의 늙은이들은 카사마츠에게 그 이유를 설명할 의무가 있었다. 적어도 그가 느끼기엔 그랬다.
「겨우 어린 꼬마 하나가 죽은 걸 가지고 소란을 떠는군. 부대장이 되어 부대원을 잃은 것이 처음도 아니지 않나.」
"각하, 부대의 총 사망자는 세 명입니다. 세 명 전부 미성년자이며, 그중 둘은 시신조차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하…"
「카사마츠 소령, 언제부터 사령부의 방침에 대해 그렇게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게 되었지?」
하얗게 수염을 기른 중장의 말투는 단호했다. 고압적인 태도에 카사마츠는 어금니를 즈려물며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알고 있다. 그들에게는 ‘타인의 지옥’일 뿐이라는 걸. 하지만 어떻게 이렇게까지 태연히 눈길을 돌릴 수 있을까. 마치 자신은 무고하다는 듯이.
「일본 지부로 돌아가 다음 명령을 기다리게. 하루도 빠지지 말고 종합 보고를 올리고 센티넬과 가이드들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점검하여 기록하도록.」
"알겠습니다."
카사마츠가 조용히 대답하자 화상 회의는 기다렸다는 듯 종료되었다. 사위가 고요했다. 그 고요함 속에 작은 체스 말을 툭 쳐서 쓰러뜨리듯이, 그 녀석들이 죽어갔다. 천대와 멸시, 상실을 짊어지고 질질 끌어온 삶은 너무나 쉽게 끊어져 버렸다. 그는 십 분쯤 정적을 되씹다가, 이윽고 태블릿 PC를 켜서 보안채널을 찾아 접속했다. 손가락을 움직여 열람이 금지된 문서의 목록을 훑어본다. 물론 미친 짓을 하고 있다는 자각은 있었다.
소령님은 나라를 위해 싸우시는 거죠?
소령님의 정의는 뭔데요?
발밑이 뚫린 듯한 공허감 가운데 문득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눈썹을 찌푸리며 손등으로 입술을 눌렀다. 망할 녀석들. 정말이지 망할 녀석들이다. 대체 뭘 안다고들 그렇게 또렷한 음성으로 이야기하는 건지. 안 그래도 심란한데 너희까지 그렇게 말하면 내가 고민해 볼 시간은 아예 없는 거나 마찬가지인 거 아니냐고.
퇴로 없는 게임이었고, 알면서도 뛰어들었다.
이미 결정했다면 행동은 최대한 차갑고 빠르게 할 따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