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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직히 말하게, 카사마츠 소령. 아니, 카사마츠 ‘전’ 소령.”

  “…….”

  “SFS를 체제 전복을 위한 도구로 사용하려 했잖나.”

  “그런 사실, 없습니다…….”

  “SFS 부대원 역시 자네의 그런 계획을 모두 알고 있었고!”

  “그런, 사실… 없…!”

 

  말이 끝나기도 전에 카사마츠에게 모진 발길질이 날아들었다. 갈비뼈가 내려앉는 듯한 통증. 아마 뼈가 몇 대는 부러진 것 같다. 숨을 쉴 때마다 식식거리는 쇳소리가 섞여들었다. 그러나 중령도 알고 있을 터였다. 카사마츠는 심문을 견뎌내는 훈련을 받고 사관학교를 졸업한 사람이었다. 죽는 한이 있더라도 그는 입을 열지 않을 것이다. 그래, 죽는 한이 있더라도.

 

  매서운 눈길로 카사마츠를 쏘아보던 사토 중령이 이윽고 제 분을 이기지 못해 씩씩거리며 화물칸을 나서자 다시 어둠이 장막을 드리웠다. 카사마츠는 홀로 버려진 채 피 고인 침을 삼켰다. 피가 말라붙어 눈을 깜빡일 때마다 작은 부스러기 같은 것이 떨어지는 게 느껴졌다. 불쾌하다. 손목이 단단히 묶인 채로 하도 벽을 두드려댔더니 손가락 끝의 감각이 아예 사라질 지경이었다.

 

  위험한 일에 끌어들였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적인지도 알 수 없다. 똬리를 뜬 채 독기 품은 송곳니를 드러내는 뱀의 아가리에, 카사마츠가 직접 그 녀석들을 데리고 들어온 것이다. 중령의 어설픈 폭력으로 인한 고통보다 어깨를 짓누르는 자책이 배는 무거웠다. 

 

  그러니까, 살리지 못한 녀석들이 있었다. 그는 10년 전에, 8년 전에, 5년 전에, 수많은 동료를 잃었다. 몇 번이나 사선을 넘어온 군인이라는 건 절대 명예로운 훈장이 될 수 없다. 그건 그만큼 많은 동료를 차가운 주검으로 떠나보내야 했다는 뜻이다. 어린 날의 그가 피의 홍수 위에서 울부짖는 동안 누군가는 그 피를 병에 담아 헐값에 사고 팔았다. 지난 삶을 송두리째 잡아뜯기는 듯한 절망감과 배신감. 죄책감과 기시감.

 

  카사마츠는 다시 떨리는 손을 들어 검지로 차가운 벽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피 맺힌 손톱으로, 굳은살 박힌 손 끝으로. 그는 입을 다물고 있었지만 아주 역설적이게도, 한편으로는 처절하게 소리치고 있었다.

 

  나는 살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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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니 너희도 살아 있어 줘.

 

  –  · – ·  · · –  · · ·  –  – –  ·

 

  다시는 그렇게 허무하게 너희를 잃지 않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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